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 [위키피디아]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

치과 의사 모녀 살인 사건은 대한민국의 서울특별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대한민국 법 체계와 낙후된 법의학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을 뿐 아니라, 사형 제도의 존폐에 대한 논란까지 불러 일으킨 사건이다.
Iconic image for social science.만 7년 8개월 동안 사형(1심, 96년 2월) 무죄(2심, 96년 9월) -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대법원 상고심, 98년 11월) - 무죄(고법 파기 환송심, 2001년 2월) - 무죄(대법원 재상고심, 2003년 2월) 등으로 여러 번 판결이 반전되었다.

1. 사건 개요

1995년 6월 12일 서울특별시 불광동 모 아파트 ○○○씨 가족의 집에서 흰 연기가 새어나오자, 인근 주민이 바퀴벌레 약을 뿌리는 줄 알고 경비실에 항의했다. 경비원 조 모씨가 인터폰으로 연락을 해도 대답이 없자, 오전 9시 7분경 철제 방범창을 뜯어내고 내부를 살폈다. 그제야 화재 때문에 연기가 발생한 것을 발견한 경비원이 소방서에 신고하였고, 오전 9시 30분경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10여 분 만에 불을 껐다.

소방관들은 현장을 살펴보다가 치과 의사였던 부인(당시 31세)과 딸(당시 2세)이 죽은채로 욕조에 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이 발생한 날은 남편(당시 33세)이 외과를 개원하는 날이었고, 당시에는 출근한 상태였다. 화재는 안방의 장롱에서 시작되었으며 장롱 등만 태웠을 뿐 크게 번지지 않은 상태였다. 훗날 이 화재는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2. 재판 과정

남편은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로 1995년 9월 2일 구속되었다. 검찰 측의 주장은 남편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7시 이전에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범행 시간을 은폐하기 위해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시신을 물에 담근 다음, 서서히 불이 타도록 장롱에 불을 지르고 출근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남편이 출근한 7시 이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목격자도 없고 지문, 혈흔 등 직접 증거가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결국 이 사건은 실제 사망 사건이 언제인지, 불은 언제 질렀는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하고 여러 증거를 수집하였고, 결국 이런 선입견으로 인해서 공정한 자료 수집이 부족했다. 일례로 발견당시 사체와 욕조 물의 온도를 재는 기본적인 조사도 시행하지 않아, 언제 살해되었는지 추정할 수 있는 중대 증거를 놓치기도 했다. 결국 변호인단은 스위스의 법의학자 크롬페셔 교수를 증인으로 내세워 검찰에서 주장한 법의학적 자료는 증거 효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밝혔고, 모의 화재 실험에서도 화재가 7시 이후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였다. 결국 이런 정황들이 모두 인정되어 최종적으로 남편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현재 사건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은 한마디로 한국판 OJ심슨사건이라 할 수 있다. 간접증거와 정황증거는 있지만 직접증거를 확보 못해 무죄로 풀려난 OJ심슨과 같은 사건이다.

이 사건은 사건 초기 법의학적인 증거 수집이 미흡하여 미해결 상태에 빠진 사례로 유명하다. 특히 언론에서도 냉정하게 사건을 접근하지 않고 '한국판 OJ 심슨 사건'이라며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은 결국 1996년 듀스 김성재 사망 사건과 같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수사가 필요함을 여실히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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