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한 허위내용을 게시판에 올려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킨 사안에 대해 엄한 책임을 물은 판결

1. 스마트폰 2대를 이용하여 직접 허위내용을 가공하고 게시판에 올려 거기에 댓글까지 달아 슬픔에 빠진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구조 작업 담당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사안에 책임을 엄히 물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014. 6. 3.에 선고한 2014고단2685 사건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명예훼손 사안이기에 형법상의 명예훼손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기소되었다. 

2. 법원이 인정한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보자.

피고인은 2014. 4. 16.경 400여명의 희생자들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앞바다에서 침몰한 사고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그 구조상황에 대한 허위 글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 ‘하이데어(Hi There)’ 내의 피고인의 웹페이지에 게시하여 유포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4. 4. 16. 21:22경부터 22:28경까지 약 1시간 6분간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 명의의 휴대전화 2대를 이용하여 마치 피고인이 세월호 구조 현장에 투입된 친구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그 친구로부터 “근데 하지 말란다..개새끼들.. 진짜 그냥 가고싶다.. 저런 것들도.. 사람이라고.. 시발 내가 왜 여기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진짜 시발이다 좃도” 등 아래 표와 같이 세월호 내부에 사체가 가득한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구조를 담당하여 지시하는 사람들이 사체를 수습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듯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대화 내용을 꾸며내고, 그 카카오톡 대화장면을 캡쳐하여 위 2대의 휴대전화 중 1대(010-9480-12○○)에 저장하였다.

피고인은 위 일시경 같은 장소에서 위 휴대전화(010-9O80-12○○)를 이용하여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 ‘하이데어’에 접속하여 닉네임 ‘장미여관♥’으로 피고인의 웹페이지에 캡쳐한 대화장면 파일을 전체 공개로 게시하고, 그 무렵 그 게시글에 덧붙여 “처참하니깐 못 꺼내게 했대요... 내일 오늘 따서 풀어놓고 건진식으로 한다네요.. 이게.. 참”, “야 장난으로 보이냐? 나도 믿기 싫다 진심다는 아니길 바래요..”, “숨길 걸 숨겨야 할텐데.. 이게 뭔 일인지..”, “다 봤죠? 지웁니다.. 일베라고 지랄해서..”, “거의 힘들대요.. 다 찼대요.. 안에 가득하다네요..”, “힘들대요.. 안 봤으니깐 먼말을 못하겠어요.. 일베라네.. 워.. 진짜 그래서 다 지웠어요”, “친구한데 궁금해서 물어봤거든요.. 톡으로.. 그래서 사실 그대로 올렸는데 시비네요.. 주작이라고ㅋ 내일이면 알겠죠.. 내일 끄집어 낸다니깐”, 이라는 글을 게시하고, 그 카카오톡 대화내용의 사실여부를 묻는 정○○에게 “친구가 해병인데 아까 철수해서 톡한거에요.. 저도 믿기 싫은데..”라고 답하여 피고인이 게시한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행세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 글을 게시하여
목포해양경찰청장 김○○과 목포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관 등 침몰사고 구조 담당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3. 법원은 다른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비해 엄히 이 사건의 책임을 물으며 다음과 같이 양형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사건은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다각적으로 인명구조 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피고인이 사고현장에 출동한 친구와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가장하여 세월호 희생자가 다수 선내에서 발견되었음에도 사고구조 책임자들이 의도적으로 사체 수습을 막고 있다는 허위의 대화내용을 꾸며내고 이를 전파력이 강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내의 웹페이지를 통하여 게시한 사안으로, 이로 인하여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었고, 인명구조 담당자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점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아니하므로 그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동종 범죄전력은 없는 점, 이 사건 당시 10여 분만에 자신의 게시글을 삭제한 점, 현재 처와 17개월 및 50여개 월의 어린 두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점, 그밖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잊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By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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